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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구민(태영호) 개명, 강남갑 지지율에 숨겨진 심리적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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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구민(태영호) 개명, 강남갑 지지율에 숨겨진 심리적 전술


이름을 태영호에서 태구민으로 개명했다는 소식에 의아했습니다.
왜 굳이 개명을 했을까, 개인 신변상의 위험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이름으로 바꿀 수 있는데 왜 태구민이었을까.


북한 사람들을 구한다는 뜻으로 구민이라고 붙였다고는 하지만 그 이유로 이름까지 바꿔서 강남갑에 출마하지는 않을 테지요. 그래서 생각을 해보니 이런 가능성이 있을 수 있겠더군요.


태구민은 대구민과 발음이 비슷합니다.
대구는 보수를 가장 열렬히 옹호하는 불변의 지지 세력이지요. 대구를 가리켜 보수의 심장이라는 표현도 가끔 쓰기도 하듯이요. 그래서 언뜻 대구를 연상시키는 태구민은 나는 완전한 우파라는 것을 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선언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나는 대구 사람입니다."

 

그깟 이름으로 사람들이 지지하겠냐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심리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익숙한 것을 자동적으로 선호하게 되어 있습니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런 성향은 선거를 비롯해 거의 모든 분야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Grush, 1980; Grush, McKeough, & Ahlering, 1978). 투표소에 가보면 그저 이름을 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유권자가 상당히 많다. 몇 년 전 오하이오 주 검찰총장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었던 후보가 선거 직전 오하이오 주에서 유서 깊은 정치가 가문인 '브라운'으로 성을 바꾼 후 압승을 거둔 황당한 사태도 있었다.

<설득의 심리학> 중에서

 

우리는 익숙하면 무의식적으로 호감을 느낍니다.

이런 연구를 안다면, 의도적으로 써먹을 수도 있겠지요. 연구가 아니더라도 본능적으로 알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익숙한 대로 먹고 자고 생각합니다. 잠자리만 바뀌어도 불편해서 못 자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익숙한 것은 나에게 편하고 좋은 것입니다. 우리는 좀처럼 버릇을 바꾸지 않습니다. 그래서 똑같은 것을 계속 선택하지요.

 


광고회사도 이를 의도적으로 이용합니다.
심리학 실험에서도 나왔지요. 영화 중간중간에 사람이 의식적으로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찰나에 팝콘이나 콜라 등을 영상 속에 삽입해서 보여주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것들을 구매하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우호적인 환경과 자극 속에서 목표물이 자꾸 상품이 되다 보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새 그것을 좋아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선택한 사람들을 인터뷰해보면 자기는 그런 것과는 전혀 무관하게 이성적으로 선택했다고 합니다. 차기가 모르게 조작당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것이지요.


강남갑 주민 여러분,
그리고 나머지 유권자 여러분,
선거만큼 광고와 마케팅이 절묘하게 결합된 시장도 없습니다.
선거는 인물과 돈이 결합한 끈적한 자본주의의 가장 흥미로운 한판 승부입니다.


선거 전략, 의도된 심리적 전술에 농락 당하지 않으면 깨어 있으세요.
내 이성과 판단을 의심하고 출발점에서부터 다시 점검하고 후보를 지지, 선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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